Choi You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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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er Interview]기억을 담은 달 항아리…세계를 매료시킨 최영욱 작가를 만나다

2011-05-26 14:39

 

 

<글 이정무 대학생 기자 ∙ 사진 헤럴드 경제 박해묵> 전 세계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전통 미감을 아름답게 표현한 달 항아리 작품은 빌 게이츠 재단, 로레알 코리아, 필라델피아 뮤지엄 등 낯선 외국 땅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연의 기억을 달 항아리에 쏟아 담는 작가, 세계를 매료시킨 최영욱 작가를 홍대 작업실에서 직접 만나본다.

        

작가 약력

1991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200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1992. 1회 ~ 2010. 12회의 개인전

그룹전

한중교류전(인테코화랑)

한국 불가리아 교류전(소피아갤러리, 불가리아)

한미교류전(LA중앙일보갤러리, 미국)

메트로 그룹전(인사아트센터) 외 80여 회 참여

아트페어

2004 KIAF 아트페어

2007 후쿠오카 아트페어

2010 LA 아트페어

2010 Miami Scope 아트페어

2010 Doors 아트페어

2011 홍콩, 탑아시아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작품소장

빌게이츠 재단 본사 신사옥, 필라델피아 뮤지엄, 가가갤러리, 백운갤러리 등

 

소박한 작품세계

예술이란 절제된 삶 속에 자기 자신을 쏟아 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을 땐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술도 많이 마셨는데 그런 과정에서 제 그림을 찾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최대한 절제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찾고 쏟아 부어야 자신 내부에 있는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연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인상파 화가 모네를 좋아합니다. 그가 주로 쓴 설경 속의 미묘한 흰색을 좋아하는데, 마치 우리 조선 백자의 색감과 비슷한 것 같아서였습니다. 제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민화나, 골동품 가게에서 구할 수 있는 무명작가들의 작품입니다. 그런 작품들은 일상적인 모습들을 통해 나타나는 보편적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인연처럼 다가온 달 항아리

풍경화를 주로 그렸던 5년 전, 새로운 변화를 찾고자 홀로 고민을 하던 때에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홀로 외롭게 있는 달 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 항아리의 단순한 모습이 오히려 저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던지고 있었죠. 학창시절을 종로 2가에서 보내면서 인사동을 놀이터처럼 돌아다녀 그런지 항아리에 대한 친숙함을 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달 항아리를 그려보면서 제가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을 다시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한 달 항아리 그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달항아리의 끝없는 변화

달 항아리를 그리기 시작한 후 여러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봤는데 자연스러운 형태가 나온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항아리를 보고 그대로 그리면 인위적인 느낌이 들고, 그림에 많은 것을 표현하려 하면 달 항아리 특유의 절제되고 단아한 깊은 맛이 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6개월 정도 형태만을 연습했어요. 목탄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형태연습을 하고, 달 항아리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 계속해서 연습했습니다. 또 달 항아리의 깊은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도자기를 갈아 넣어 색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배경색과의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요. 같은 흰색이라도 조금씩 나타내는 색깔이 달라 자연스러움을 나타낼 다양한 색깔의 조합을 연구했습니다.

 

5년 전부터 달 항아리를 그렸는데 이제서야 조금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으면서도,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은 생각에 다양한 조합을 계속 실험하고 있습니다. 달 항아리를 통해 표현해 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죠. 달 항아리는 무궁무진하게 변화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깊은 맛을 더 알아가면서 천천히 하고 싶은 얘기들을 풀어가고 싶습니다.

 

빙열, 삶의 기억 속 이미지

제 작품(karma)의 주제는 빙열, 즉 항아리에 생긴 균열입니다. 이어지고 끊어지는 선들이 마치 삶의 과정에서 수없이 만남과 이별을 겪는 인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선에는 내 삶의 인연, 내 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그림 속에 표현된 그 선들은 저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내 삶’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각자의 기억이 도자기에 새겨진 균열을 통해 이미지화가 되는 것이죠. 결국, 제가 그린 도자기의 선은 내 삶의 기억들의 이미지인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닮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용히 선을 그리고 있으면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과거 기억들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외국인을 매료시킨 달 항아리의 매력

            

아트페어에서 전시된 저의 그림을 보고 게이츠 재단 큐레이터가 구입을 하여 게이츠재단 신사옥 건물에 3점이 시리즈로 걸리게 되었습니다. 달 항아리를 보면, 다른 작품에서 못 느끼는 편안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면서 아트페어에 전시된 그림의 분위기대로 마음껏 그리라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달 항아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넘어, 한국적인 미를 보여줄 좋은 기회로 생각하며 작업했고, 특히 자연스런 빙열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우리 것이 세계적인 공감대의 한 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죠.

 

우리나라의 도자기는 주로 일상 용도로 서민들이 쓰던 것이 많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의 도자기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약간 균형과 비례가 안 맞을뿐더러 색깔 또한 매우 단순합니다. 서양에서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오히려 무채색의 차분한 색채와 자연스럽고, 단순한 형태의 선이 더 세련되고 모던하게 보였던 것 같고, 달 항아리 특유의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 서양인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판화 문화의 정착을 위해

우리나라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판화는 계속해서 찍어낼 수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조금 낮게 평가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미국 첼시 거리에 가면 판화만 30~40년 동안 그리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판화만 전시하는 화랑은 거의 없고, 판화 하시는 분들이 판화를 포기하기도 하죠.

 

그러나 미술품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판화에 대한 인식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대중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을 통해 쉽게 전시회 소식을 접하는 등 미술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고 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저도 좋은 기회가 생겨 소셜 쇼핑으로 판화를 판매하게 되었죠. 더 많은 사람이 판화를 접하면서 단순한 인쇄물이 아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국내 판화 문화의 정착에 제가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아직도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과 더 깊이 있는 그림을 기대하기에, 변화보다는 달 항아리에 집중을 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렇게 평생 달 항아리를 그릴지도 모르죠.

 

계속해서 미국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많은 세계인과 달 항아리라는 이미지를 통해 인연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외국 갤러리, 그림 콜렉터 등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작품을 모은 자료집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절제된 이미지를 통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좀 더 상징적인 작업들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 급해지는 마음을 달 항아리처럼 찬찬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우리 시대에는 화가가 된다는 것이 굉장히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정보전달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좀 더 전략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 달리 학벌의 영향도 많이 사라졌고요. 그리고 현대 미술은 대중의 예술에 대한 관심의 증폭과 함께 화가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것 저것 계산하지 말고 미술을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노크를 했으면 합니다.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외국의 문을 두드리세요. 꾸준히 밀어붙이면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For Tomorrow’s Leaders 캠퍼스헤럴드(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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