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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미술토크] 달항아리 표면의 새겨진 삶의 기억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달항아리

우유 빛깔의 달을 닮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는 그 자체만으로 오마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 존재만으로도 작품의 주제가 된다. 기계가 만든 것도 아니고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닌 시간과 우연이 만들어내는 일그러진 불균형과 그 특유의 백색이 자아내는 순수함을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작가 최영욱 또한 그러한 달항아리를 마주하였을 때  현란하지는 않으나 진지하게 그에게 말을 거는 달항아리에게 순식간에 작가의 마음을 내어주었다. 투박해 보이지만 역으로 극도의 세련됨을 가지고 있는 그 외면과 침묵하고 있지만 많은 것을 품고 있는 그 내면에 작가는 이 달항아리처럼 살고 싶은 본인의 이야기를 달항아리 라는 소재로써 풀어낸다.

Karma,92 x 84 cm, mixed media on canvas, 2011
달항아리 표면의 새겨진 삶의 기억

달항아리 특유에 표면의 갈라짐(빙열)은 최영욱 작가에게 있어서 인생의 축소판이다. 달항아리 속의 각각의 선들은 살아가며 선택하는 인생의 길처럼 보인다.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며 멀어져 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만나서 이어지고, 결국에는 큰 하나의 흐름을 자아낸다. 달항아리 특유의 유약에 균열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처럼 최영욱 작가가 무수히 만들어낸 작품 속 선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서 느낀 희로애락이 자연스럽게 묻어나 있다. 또한 그것들 속에는 세월을 지나면서 조화를 만들어내는 우리네 인생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Karma, 180 x 155 cm, mixed media on canvas, 2011
Karma, 180 x 155 cm, mixed media on canvas, 2011 (1)
Karma, 180 x 155 cm, mixed media on canvas, 2011 (2)
karma_45x50cm_mixed on canvas_2012

나와 당신의 교감

달항아리에 닮긴 삶의 기억은 누구의 것이 아닌 바로 작가의 삶에 기억이다. 작가가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기억하고 싶은 모든 것들이 극도의 추상적인 선과 형태로 보여주는 시각적인 자소서이다. 그러나 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절대로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작가의 이야기 속의 작은 한 지점은 그것을 보는 다른 개인의 기억 속 한 지점과 필연적으로 맞닿게 된다. 비슷한 환경과 제도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자각하지 못했던 타인과의 만남의 시작점을 그의 작품을 통해 찾아내고, 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느껴볼 수 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서정욱 갤러리 대표)

출처 : 입력 : 2012.11.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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